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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이 물 위에 서 있었다.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물 위에 떠 있는 둥근 나무 위

에 서 있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사내는 흐르는 냇물에서 나무 위에 가만히

서 있었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초일이 걸을 수 있게 되자 장찬은 개

인적인 볼 일이 있어 화산을 내려갔다. 장찬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나 초일은

많은 정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 초가를 지어 주고, 보살피며 여러 가지 이야기

를 하는 장찬의 모습은 꼭 형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마지막으로 내려가면서 남궁

세가로 가니 찾아오라는 말과, 고개를 흔들며 뜬금없이 여자는 빨리 잊는 것이 좋다고 했

다. 초일은 그 말에 그냥 실없이 웃었다. 어떤 뜻으로 말한 것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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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일은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주위의 지리를 익히기 위해 산을 이리저리 천천히

걸어다니다 한 명의 사내가 냇물에서 나무 위에 몸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호기

심에 가만히 바라보던 초일은 사내가 검을 들자, 갑자기 오 장 높이로 물기둥이 피어오

르며 하늘에 수십만 개의 물방울로 매화를 그려 내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와 함께 박

수를 치고 말았다.하늘에 떠 있는 밝은 빛에 반사되는 물방울들은 그 아름다움에 누구

나가 감탄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초일은 그 아름다움보다 그 사내의 무공에 감탄

한 것이다.’세상에는 정말 놀랄 만한 강자들이 많이 존재하는구나!’그 사내가 얼굴을

돌려 초일을 본 순간, 어느새 그 사내는 초일의 옆에 서 있었다. 가까이에서 보자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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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자신과 동배로 보였다. 멀리서 볼 때는 회색의 머리카락 때문에 늙은 사람으로 오

인했으나 상당히 잘생긴 인물이었다.”어이, 이봐! 너 화산 제자냐?”갑자기 들리는 반말

에 초일은 약간 인상을 찌푸렸으나 무공을 수련하는 모습을 엿본 자신의 잘못도 있었

기 때문에 조용한 기색으로 말했다.”아닌데…….”하지만 상대가 반말을 하자 반말이 나

가는 것은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 탓이다. 초일의 말에 그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리

더니 풀밭에 앉으며 말했다.”그럼 외부인이구나. 앉아, 서 있으면 다리만 아프잖아?”

초일이 자리에 앉자 사내는 입을 열었다.”나는 우운비(雨雲飛)라고 해, 보다시피 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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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고 너는……?””초일.”우운비는 정말 초일이 반가웠다. 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사람

이기 때문이다. 십 년 동안 어두운 동굴에서 생활하다, 십 년의 날짜를 다 채우고 수련

동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십 년 동안 해를 보지 못해서인지 안색은 하얗게 변하고 몸도

약간 말라 있었다.우운비는 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사람이 옆에 있자, 그동안에 자신이 받은

고통을 다 토해 내고 싶었으나, 막상 말하려 하자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십 년 동안

입을 열지 못한 한은 깊게 배어 있었다. 그리고 화산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