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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를 한편으로 돌리더니 옆에서 대령하고 있는 형당사호 중의 두 놈에게 명령을 내렸다.  “우선
이놈에게 ‘가시 돋친 채찍’의 맛을 좀 보여주기로 하자! 그래도 실토를 하나 안 하나 어디 두고 보자!”
  ‘가시 돋친 채찍’이란 봉명장에서 가장 악독한 형벌 중의 한 가지였다. 흐늘흐늘하고 보드라운 채찍
에 두 푼쯤 되는 바늘이 온통 박혀 있으니, 그것으로 사람을 때리면 얼마나 아프리라는 것은 묻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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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소년 마생의 신변 가까이 서 있던 두 장정놈들이 즉각에, “네에 !”하고 대
답을 길게 뽑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단도와 쟁반을 던져 버리고 훌쩍 저편으로 몸을 날렸다. 놈들은
벽에 걸려 있는 시커멓고 흐늘흐늘하고 기다란 채찍을 각각 한 자루씩 손에 잡고 채찍 끝을 흔들었
다.   채찍은 칼날같이 번쩍번쩍, 매서운 광채를 내뿜었다.   두 놈은 처음 자리까지 돌아오자, 자못
통쾌하다는 듯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괴상한 소리로 웃음보를 터뜨렸다.  “우후후후! 흥! 흥!”  쌩, 쌩,
채찍이 휘둘러지는 소리가 매섭게 귓전을 스쳤다. 찰싹찰싹, 하는 끔찍끔찍한 소리와 함께 채찍은 칼
날 같은 광채를 발사하면서 소년 마생의 앞가슴을 정통으로 후려갈겼다.  두 자루의 채찍이 동시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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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갈기는 아픔이란 뼈를 깎는 것 같았다. 그러나 소년은 이를 악물고 그것을 참았다. 두 눈을 꽉 감고
신음 소리도 내지 않았다.  두 장정놈들의 손끝은 맵고 모질고 악독했다. 연거푸 십여 차례나 소년의
몸을 닥치는 대로 마구 후려갈겼다. 마생의 윗도리 아랫도리 옷은 모조리 피가 밴 지 오랬다. 본래 남
루한 의복인데다 ‘가시 돋친 채찍’이 인정 사정 없이 후려갈겼으니, 옷이 갈가리 찢어져서 십여 군데나
시뻘겋게 피투성이가 된 살점이 드러났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하고 끔찍끔찍한 장면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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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정여룡은 여전히 의기 양양하게 코웃음을 쳤다.  “흥! 이 짐승의 새끼야! 이래도 실토를 하지
않겠느냐?”  마생은 금방 거꾸러질 것만 같이 아프고 괴로웠지만 이를 악물고 버티었다. 놈들의 독
형(毒刑) 앞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 침통하고 무거운 음성으로 한 번 신음 소리를 냈을 뿐  “끄
으응! ”  정여룡이 또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   “이 짐승의 새끼야! 어지간히 억척스런 놈이구나
! 네놈이 귀신으로 변한다 해도 두 번 다시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게 해주겠다!”  또 고개를 돌
이켜 장정놈들에게 분부했다.  “저놈의 얼굴을 후려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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