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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바람처럼 빠르고 날쌘 품이, 듣는 사람으로선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거든!””제가 알기에는,

무술을 배운 사람들은 경신술이 대단하다는데, 노인께서는 어째서 경신술을 쓰셔서 그 여자 귀신을

쫓아가 붙잡지 못하셨나요?””여자 귀신을 붙잡는다구?”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자네도

동서 고금에 무술 재간을 써서 귀신을 붙잡았단 이야기를 듣기는 한 모양인데, 그것은 모산 도사 같

은 사람의 얘기고, 그 역시 어떤 수법을 쓴 것이었지, 무술 재간만으로 귀신을 붙잡은 것은 아닐세 !”

“네 ! 그래요?”청년은 어떤 이치를 깨달았다는 듯이, 한참 동안 생각하고 나서 다시 물었다.”그럼, 결

국 끝끝내 붙잡지는 못했군요? 그런데 그후엔 어째서 그 여자 귀신이 다시 난리를 치고 돌아다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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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게 됐나요?””그 점이 바로 세상 사람들이 풀 수 없는 수수께끼라니까.”노인은 또 계속해서 말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말하기를, 그 여자 귀신은 아일 뱄었다거든! 그 태(胎)를 내동댕이친 것이 사

내 녀석으로 변했다구‥‥‥ 나는 물론 이런 말을 믿지는 않지만, 확실히 괴상한 것은 이 사내 녀석이

세상에 태어난 뒤부터 그 여자 귀신은 두 번 다시 어떤 곳에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란 말일세

!””그 여자 귀신은 태(胎)를 어떤 집에다 내던졌나요?”노인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청년이 꼬치꼬치

캐 물었다.노인은 새삼스럽게 사방을 휘둘러 봤다. 술집 이층 손님들 가운데 봉명장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지막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그것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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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태가 아니었고 말의 태였다고 하네 !””아, 참!”청년도 무슨 생각이 났다는 듯 역시 나지막한 음

성으로 말했다.”그게 바로 봉명장 흰 말이 낳았다는 사내 녀석이죠? 바로 그게 그 여자 귀신이 내던

진 태에서 태어났다는 거죠?””그 사람들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지 !””말이 정말 사람의 자식을 낳을

수 있을까요?””그러니까 이게 우리 마양 성안의 한 가지 괴상 망측한 일이란 말일세! 전하는 말에

의하면, 정기봉 장주가 여러 사람들을 동원해서 암암리에 이 수수께끼를 풀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이십 년 동안이나 두고 결국 풀어내지를 못했다고 하더군!”화려한 옷차림을 한 청년은, 그

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 끌리는 점이 있는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들창 밖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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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응시하고 있던 시선이, 차츰차츰 이편으로 돌아오면서 노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사내 녀석은 올해 벌써 스무 살이나 됐게요? 지금도 봉명장 안에서 살고 있나요?

노인께서는 그 사내 녀석을 보신 일이 있으십니까?”청년이 이렇게 묻자, 노인은 고개를 쩔레쩔레

좌우로 흔들면서 한숨을 가볍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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