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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거나 기절했을 것이다.다른 세계라는 곳은 어떻게 생각하기엔 외국으로 가는 것과
같다. 생소한 언어와문화를 보고 느끼는 과정은 그럭저럭 비슷하지만, 종족의 모습마저
틀리고 거기서비롯되는 문화의 차이를 보자면 도저히 충격을 받지 않고 견딜 수 없는
모습이다.간단하게 이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을 보더라도 충격을 금치 못할 것이 너
무나많다.”원숭이 한 마리!””키릭! 샤휵쟝으로 캬뱌!”저건 외국어가 아니다. 힐가스가 재료
담당 중의 하나인 ‘기릭’을 사육장으로 보내는 말이다.원숭이 한 마리라는 주문은, 다른 것
이 아니다. 그야말로 원숭이를 한 마리 가져다가 내면 되는 것이다. 그것으로 완벽한 ‘요리
‘가 되는 것이다. 조리하지도 않은원숭이가 어째서 요리가 되는지는 메뉴를 만든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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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물어봐라. 다만 나는저 주문이 어떤 종족에게로 향하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뿐
이다.”영족(影族)이 식당에 오는 건 참 드문 일인데 말이야.”윌터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
덕이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많이 지쳤나봐.”영족은 그림자로 이루어진 종족이다. 밤
에는 아예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종족인그들은 물질로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기운’이 뭉
쳐져서 만들어진 종족이다. 그형태는 제각각이고, 멋대로 바꿀 수도 있으며 물리력까지
행사할 수 있는 종족이다. 가장 강한 요수족도 가장 약한 영족에게 두들겨 맞을 수 있다는
말이 있으니,거의 반칙이 아닌가 싶은 종족이다.검은 기운의 덩어리라고 부르면 어울릴
이들은 사냥으로서 체력을 보충한다. 살아있는 생물로부터 그림자를 빨아들이는 것으로
기운을 채우는데, 그림자를 모조리 빨린 생물은 그대로 혼수상태가 되어 삼일동안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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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못한다고 한다. 심하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그림자는 기척도 없이 움직
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야생동물은 그들의 접근조차 눈치 채지를 못하지만, 이곳은 대도시
고, 대도시 근처에는 언제나 그렇듯 사냥할 야생동물이 없다. 그림자가 굶어죽는다고 하면
상당히 웃긴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들은 굶주림을 알며, 무시하다가는 굶어 죽기도 한단
다. 그러니 이런 대도시에서는 식당에 들어가 살아있는 동물의 그림자를 흡수하는 수밖에
는 없지.식사와 식사 사이의 기간이 길다고 알려진 영족은 될 수 있으면 도시에 접어들기
전 강한 야생동물의 그림자를 흡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급한 일일 경우에는식당에 들
러서 원숭이나 다른 기운찬 동물의 그림자를 먹는 수밖에는 없다.겉보기에는 꺼림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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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습관도 무시무시한데다가 밤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지만, 난 그들이 마음
에 든다. 왜냐면 동물우리 청소는 나나 윌터의역할이 아니니까. 나는 마지막 접시를 닦아서
윌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어쨌든 손님 한명분의 접시는 안 닦아도 되는 군.””킥! 그러게
말야. 왠지 영족하고는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냐?””악수를 할 수 있다면 말이야.
으갸갸갸…. 허리가 아주 요동을 치는구나.””조금 쉬어. 어차피 이제부터는 한가한 시간이
잖아?”윌터의 말에 나는 슬쩍 힐가스를 돌아보았다. 번들거리는 등껍질이 멋진 우리의
잡역부 최고참은 우리들의 대화를 뻔히 듣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아무런 반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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